광주에 사는 20대 동혁(가명)씨는 군대를 제대한 이후 고된 일터를 전전했다. 한때 경남에 위치한 조선소에서 배관 보조로 일하기도 했다. 당시 동혁씨는 각종 안전장비를 착용한 채 배관공을 따라 선박 구석구석을 기어 다녔다.

2016년 8월 조선소에서 함께 일했던 절친한 친구 A가 동혁씨를 찾아왔다. 두 사람은 군생활을 함께했고, 조선소에도 함께 들어갔다. A는 동혁씨에게 “서울에서 정착하려는데 돈이 부족하다”며 “대출이 나오지 않는 나를 대신해 대출을 받아달라”고 부탁했다. 상품권현금화 매일 연락을 주고받던 친구였다. 힘겨운 시기를 함께 지나오기도 했다.

동혁씨가 망설이자 A는 “2주 뒤에 햇살론 대출이 나오니까 그때 돈을 돌려주겠다”며 재차 대출을 부탁했다. 결국 동혁씨는 제2금융권과 사금융을 통해 1300만 원을 대출받아 A에게 건넸다. 그러나 2주 뒤 A는 돈을 갚지 않았다. 그가 여러 사람에게 같은 수법으로 돈을 받아내어 사기죄로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건 한참 뒤의 일이다.

동혁씨를 찾아온 A의 아버지는 “어차피 1300만 원을 다 받지는 못한다”며 “300만 원을 줄 테니 합의해달라”고 요구했다. 수사와 재판을 비롯한 공적 절차에 더 이상 관여하고 싶지 않았던 동혁씨는 그 돈을 받고 합의서를 써주었다. A는 여러 사람과 합의했음에도 법정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 이후 돈이 급했던 동혁씨는 다시 힘겨운 일터들을 전전했다. 대부분 월 급여가 많지 않고 대우도 좋지 못한 곳들이었지만, 일터를 가릴 형편이 못됐다. 그럼에도 대출은 줄어들지 않았다. 급전이 필요한 순간이 더 많아졌다.

2018년 동혁씨는 SNS에서 차를 구매하면 선금으로 100만 원을 준다는 광고를 봤다. 이때 동혁씨에게는 이미 ‘합법적인’ 대출이 나오지 않았다. 문득 차량을 구매하는 건 불법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차량 가격은 1000만 원에 달했지만, 선금 100만 원이 생기면 해결할 수 있는 당장의 급함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더 이상 돈이 나올 구석이 없었다.

동혁씨는 업자에게 연락해서 차량을 구매하겠다고 했다. 물론 구매 대금은 모두 동혁씨가 갚아야 할 돈이었다. 앞으로 5년간 매달 25만 원씩 돈을 내겠다고 약속했다. 한 달을 기준으로 생각해보니, 그렇게 큰돈은 아닌 것 같았다. 복잡한 계약서와 서류들이 오갔다. 동혁씨는 내심 선금 100만 원을 기다렸다. 그러나 업자는 선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조건이 안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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